솔직함

생각

내 생각을 있는 그대로 말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고 싶은 말이 상대방, 그리고 속한 그룹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 생각이 옳은지 한 번 더 확인한 이후에야 입 밖으로 낼 수 있다.

그렇게 재고 재다가 결국 시기를 놓쳐 말의 의미와 감정이 퇴색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신중함과 대범함 사이에서 적절하게 위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실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다. 다들 솔직하게 말해보라고 한다.

하지만 생각해 볼 거리가 몇 가지 있다.

첫째, 모든 면에서, 모든 사람에게 솔직할 필요는 없다.

거짓은 그것만의 존재가치가 있다.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여준다.

어떤 경우엔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말이 나름 합리적으로 들린다.

마찬가지로 내가 솔직해야 하는 대상은 애정을 가진, 나와 함께할 미래가 기대되는 사람들이다.

진실을 말할 가치가 없는 사람에겐 진실을 말할 필요가 없다.

둘째, 진실을 말했을 때 그 사람이 견딜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

충분한 교류를 하기 전 아직 가느다란 실같은 관계는 약간의 충격으로 툭 끊어져 버리는 경우가 있다.

나의 경우에는 가까움의 정도와 관계없이 누군가 나에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솔직하게 말해주면 정말 좋다.

눈치는 내가 가진 장점이 아니기 때문에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전까지 상대방의 생각을 잘 알아채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상과 다른 사실을 마주하게 되면 약간 당황할 수 있지만 상대방을 오히려 더 신뢰하게 된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경우 처한 상황과 개인의 특성에 따라서 수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솔직함의 방식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솔직함과 무례함은 다르다. 의도를 가장 잘 표현하고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적절한 메시지의 선택이 필요하다.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동일한 의도를 가졌더라도 상대방에게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

수영 선수들은 차가운 물에 입수하기 전 가슴에 물을 적신다.

마찬가지로 진실을 전달하기 전에 놀라지 않도록 “솔직하게 말해도 돼?”와 같이 질문의 형식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한다.

이후 구체적이지만 핵심에서 벗어나지 않게, 가공된 언어로 이야기를 하는 게 베스트 아닐까.

타자와의 관계에서뿐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솔직함은 중요하다.

제대로 된 도움을 받으려면 솔직해야 한다. 배우고 싶다면 무지를 드러내야 한다.

단순히 현재의 불쾌한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것인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지 솔직해져야 한다.

좋든 싫든 현재 내 상황을 바라보고 개선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사실 이게 참 어렵다. 누구나 긍정적인 자아상을 유지하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솔직하지 않은 시대에서 솔직함은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어떤 말들은 꼭 해야 한다. 안 그러면 후회한다.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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